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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이야기

친구 몰래 - 몰래하는 좋은 일

by sohappier 2022.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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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의의 거짓말?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것이 정말 있을까? '거짓말은 나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고, 거짓말을 했을 때 많이 혼도 나며 자랐다. 그런데 가끔 엄마가 아빠한테 거짓말을 하는 모습을 보고 물은 적이 있었다. 엄마는 왜 거짓말이 나쁘다고 하면서 거짓말을 한 것인지 말이다. 엄마가 그때 해준 말이 선의의 거짓말이었다. 거짓말은 나쁜 것이지만 좋은 의도를 가지고 상대방의 기분을 지켜주기 위한 거짓말은 때론 할 수도 있는 거라고 말이다. 이때,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어봤던 것 같다. 성인이 되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보니 이 거짓말이라는 것이 교육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가 나의 질문을 받고 얼마나 난처한 마음이었을지도 짐작이 되었다. <친구 몰래> 좋은책어린이 문고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고 두 아이가 서로 눈치 보는 것 같은 모습에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며 눈치를 보고 자신을 숨기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내가 어린이 문고 책에 빠져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내가 학창 시절에 겪었던 일들이 생각이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예전 나의 어릴 적의 모습들이 저 밑에 방치되어 있던 추억상자에서 하나씩 하나씩 꺼내져 나와 빛을 보고 나를 동심으로 데리고 가주는 느낌이 든다. <친구 몰래>는 주인공 두 아이의 우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가 상처를 안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몰래 숨기는 일들, 너한테만 말하는 비밀을 만드는 모습, 친구가 싫어하고 상처받을까 봐 걱정되어서 조마조마하며 숨기는 모습들이 너무나 순진하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또한 깨달았다. 내가 굳이 아이에게 '거짓말은 나쁜 거야', '이런 거짓말은 해도 되는 거야'라는 가르침을 주지 않아도 친구관계를 맺으면서 선의의 거짓말이라는 의미를 깨달아 가겠구나. 어린 시절의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친구관계에서의 3이라는 숫자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해서 내가 가장 싫어하게 된 숫자가 3이였다. 그 이유는 단짝으로 지내던 나와 친구 사이에 새로운 친구가 함께 하게 되면서 세명이 되었는데, 그때부터 셋 중 한 사람은 소외가 되는 일이 생기게 되었고 그것은 셋 모두에게 상처가 되는 일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여자아이들 사이에서의 관계가 좀 더 복잡한 것 같다. 남자아이들의 정신세계를 들여다볼 수는 없지만, 남자아이들에게서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는 것은 본 기억이 없다. <친구 몰래> 역시 주인공은 여자아이 세명이다. 단짝 친구 민경이와 은지는 서로를 죽마고우, 천생연분으로 일컬으며 서로를 아껴주는 사이다. 그런 둘 사이에 새로 전학온 친구가 끼어들게 된다. 그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투라는 감정, 그리고 화해하게 되는 사건까지 아주 현실 이야기처럼 이어진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아이들의 세계는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피식' 웃게 되었다. 지나고 보면 별거 아니었는데, 그때는 그런 것들이 왜 그리 크게 다가왔는지 성인이 된 지금은 그때의 모습이 잘 이해가 가지 않지만, 지금 현재의 여자아이들의 관계 속에서도 나의 어릴 적의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참 신선했다.

 

배려의 다른 이름 

어찌 보면 선의의 거짓말, 친구 몰래, 아빠 몰래, 엄마 몰래 이런 것들의 기본 바탕은 상대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친구가 상처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의 배려, 괜히 아빠가 화날 일을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 엄마가 싫어하는 일을 굳이 알리고 싶지 않은 마음은 친구나 엄마, 아빠를 악의로 속이려고 한다기보다는 나로 인해 상대가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은 배려의 마음이 바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어린아이들 기준에서는 더욱더 그것이 바탕이 맞는 것 같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더 생각이 깊을 때가 많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경험하고 있고, 아이들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은 사회생활에 찌든 우리들보다 더 크다는 것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친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선뜻 내어주고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귀한 마음 또한 아이들 마음에는 있다는 것을 <친구 몰래>의 마지막 부분의 에피소드를 통해 느끼며 어른 보다 위대한 아이들의 깊은 배려에 감동했다. <친구 몰래>는 어른들의 기준으로 아이들의 행동이나 언행을 일일히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들은 자신들의 사회 속에서 깨닫고 성장한 다는 것을 과거의 나의 생활을 소환하여 감정 이입해볼 수 있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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