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
우연한 계기로 소개받은 책 한 권. <그냥 살아, 그거면 돼.>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고 읽었다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읽게 된 책. 작가의 삶 속에서 참 많은 것은 느끼고 배웠다. 부모 된 입장으로 작가를 바라보고 작가의 부모의 마음과 행동을 바라보았다. 부모가 자식을 온전히 믿고 지켜봐 주며 선택권을 주고 그 선택을 존중해 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이를 믿어야 가능한 모습일까? 자식이 부모로부터 나는 지지받고 있고 인정받고 있으며 온전히 사랑받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면 부모로서 얼마나 뿌듯하고 보람될까? 생각해보면, 부모는 아이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앞날을 응원하며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사람이다. 아이가 자신에게 주어질 다양한 선택을 스스로 하고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충분히 감내해야 된다는 것을 가르쳐주며, 부모가 개입되지 않은 선택에서 책임질 일이 생겼을 때 기꺼이 같이 그 책임을 지어주는 것이 또한 부모의 역할이다. 비 온 뒤 하늘 님의 부모님이 너무나 존경스러웠다. 아들이 설사 부모님이 보기에 엇나가 보이는 모습의 생활을 할지라도 우리는 너의 결정과 너의 삶을 믿고 지지한다고 할 수 있는 그런 담대함이 존경스러웠고, 아들에게 항상 비난이 아닌 격려를 해주는 모습이 우러러 보였으며 학습을 포함한 그 어떤 일도 아들에게 강요하거나 지시한 적이 없는 태도는 가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으로 느껴졌다.
내 아이는 나를 어찌생각할까?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엄마가 너의 말을 경청해준다고 생각하니?", "너는 하루하루가 행복하니?", "너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어떤 느낌이니?", "엄마가 항상 너의 편이라는 생각이 드니?" 다행히 아직 아이는 엄마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이야기한다. "엄마가 화를 낼 때는 무섭지만 금방 다시 웃어주니 괜찮고, 나의 말은 항상 잘 들어주니까 행복하고, 엄마랑 함께하는 하루하루가 난 행복해. 엄마가 항상 내편이라서 나는 든든해." 가슴이 먹먹해 왔다. 내가 뒤돌아보며 나를 살펴보니 나는 아이를 온전히 믿어주지 못하고 간섭하고 내 기준으로 아이가 해내길 바라는 것이 지금까지의 나의 모습이었던 것 같았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나의 욕심이 더 컸던 것 같았다. 그러나 천성이 착한 이 아이는 엄마의 그런 모습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 그냥 받아들이고 그런 엄마라는 존재를 엄마니까 그것만으로 사랑하고 의지하고 있었다. 결국 나는 이 작은 아이보다 더 온전한 사랑을 주지 못해 온 것이다. 어느 누가 그런 말을 한 기억이 난다. 부모가 아이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아이가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을 따라갈 수 없다. 부모는 많이 가진 것 중에 귀한 하나가 아이지만, 아이에게 부모는 가지고 있는 전부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이의 대답을 통해 그 말이 진짜인걸 검증한 셈이었다.
누구보다 행복하고 누구보다 마음이 건강하길
<그냥 살아, 그거면 돼.>를 쓴 비 온 뒤 하늘님은 건강이 온전치 않은 생활을 20대 초부터 겪었다. 그리고 32살에 접어든 한 청년은 이제야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정도가 된 것 같다. 10년 가까이 겪어온 병상 생활에 지치고 힘들었을 테지만,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의 교육철학으로 다져진 자신을 믿는 힘과 긍정의 힘이 그 힘든 투병생활을 버텨낼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생각한다. 학습이 전부가 아니며 아이가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주자고,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를 온전히 믿고 지켜봐 주겠노라고 그리고 아이가 스스로 선택을 하며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책임감 있고 내면이 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노라고. 나의 아이가 부모님을 생각하면 자신의 빛 같은 존재라고 주저 없이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이유가 부모님 덕이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아이로 만들기 위해서 나는 오늘도 내 아이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노력하고 실천하려고 한다. 그저 그냥 그렇게 살아가 보려 한다.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것이 내 아이를 사랑하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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