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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이야기

악플러 욕괴물 - 소리없는 폭력

by sohappier 2022.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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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포노 사피엔스

현재 우리 아이들 그리고 앞으로 태어나고 자라날 아이들은 컴퓨터 세상, 모바일 세상과는 떨어져서 지낼 수 없는 세대로 포노 사피엔스 세대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아이들은 말을 하지 못할 때부터 미디어에 노출이 되며, 연필을 잡기 전에 패드 사용이 더 익숙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발달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편리함을 비롯한 많은 이로움을 안겨주지만 그 이면에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많은 문제점들이 발생되고 있다. 아이들의 스마트폰 중독이나 게임 중독, 과도한 SNS 사용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 정보 과잉으로 인한 무차별적인 비건전한 콘텐츠의 범람 등 우리들은 이러한 문제들과 직면하고 있으며 해결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기도 하면서 이 세대를 살아나가고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 아이를 낳아서 기른다는 것은 정말 많은 어려움이 생길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면서 느끼고 있다. 나는 아직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접하게 할 생각이 없으나, 아이는 주변에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너무나 갖고 싶어 한다. 최대한 늦출 수는 있으나 그것이 한계가 있는 현실에 직면한다. 피할 수 없다면 잘 대비해야 할 것이다. 

 

사이버 세상의 이면

처음 인터넷을 사용하던 때가 생각난다. 인터넷선이 깔리기 전 우리는 전화선을 연결하여 인터넷을 사용했었다. 집집마다 전화는 통화 중이 되기 일쑤였고, 전가화 요금이 무지막지하게 청구가 되어 부모님께 혼났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러던 시절은 금방 지나갔고, 바로 인터넷선이 깔리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급속도로 기술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정말 눈을 감았다가 뜨면 새로 나오는 기술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처음엔 그런 인터넷의 보급이 생활을 정말 편리하게 만들어 주기도 하였으며, 많은 정보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사이버 세상. 우리 아이들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그런 것들이 당연하다. 다양한 SNS를 통한 대화, 정보공유는 일상이며 지구촌 어디에서 지금 이 순간 일어나는 일들을 지금 내가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는 이 어마어마한 현실이 당연하다.

 

나는 우리 아이가 이제 사이버 세상을 점점 접하게 되고 알아가게 되면서 몇 가지 우려되는 것들이 있어서, 아이가 완전히 접하기 전인 지금 하나씩 당부를 하고 있다. 바로 편리함 이면에 나타나고 있는 많은 부작용들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SNS를 통한 사생활 공개, 다양한 경로로 만날 수도 있는 사이버 세상 속의 얼굴 모르는 친구의 위험성과 같은 것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사이버 세상에서 보게 되는 것들이 모두 진실이 아니며, 모두 정확한 정보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를 강조한다. 아이들은 정보의 신빙성을 분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물론 성인도 가려내고 힘든 것이니까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이들은 분별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자각하는 것도 부족하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아이들에게 미리 알려줘야 하는 이유를 <악플러 욕 괴물>을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주인공인 서현이는 현실에선 나쁜 말은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아이들이 걸어오는 시비에도 화를 내지 않는 착한 아이이다. 그러나 이러한 서현이에게서 구린 냄새가 진동을 한다. 욕한 마디 못하고 안 하는 아이인데 이상하다. 서현이의 이중적인 생활. 현실 세계에서는 착한 서현이, 욕을 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서현이 그러나 이아이의 구린내는 바로 악플에서 풍기고 있었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러한 행위가 욕을 하는 것과 같은 것이며 상대방에게 얼마나 상처가 되는 범죄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아이들은 모른다. 이것이 맞는 말 같다. 서현이가 나쁜 아이라서가 아니라 말로써 하는 욕뿐만 아니라 사이버상에서의 나쁜 말들 또한 욕이라는 것, 그것으로 인해 상대방이 너무나 힘들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배우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또한 아직 이성과 판단력이 완전하지 않기 때문에, 현실과 사이버 공간이 별개라고 생각하는 이중적인 생각을 하기 쉽다. 이런 서현이의 모습은 몇몇 문제가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떤 아이라도 가질 수 있는 모습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모의 역할

<악플러 욕 괴물>에서 주목할 점이 있었다면 서현이 부모님의 태도였다. 서현이가 이런 문제점이 있는지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언제나 다정하고 나의 아이를 무조건 적으로 믿어주는 부모였고, 악플과 같은 것들이 나쁜 것임을 알고 아이에게 일관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것은 부모가 된 입장으로 읽었기에 보이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작가가 이것을 고려하고 서현이 부모님의 캐릭터를 정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분명 부모가 갖추어야 할 자세라고 생각이 되었다. 아이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부모의 사정권에서 벗어나게 된다. 다시 말해서 아이의 모든 것을 부모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크던 시대는 부모가 몰라서 큰일이 생길 만한 것이 사실 몇 가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에 부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아이의 사생활을 모두 알 수 없는 것이 여러 가지 불안을 야기시킨다. 그러나 방법은 없다. 그저 믿어주는 것. 온전히 내 아이를 믿어주는 것. 그리고 미리 잘 교육시키는 것. 아이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잘 유지하는 것. 이것만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아쉬운 점

부모의 위치에서 <악플러 욕 괴물>의 이야기 전개나 마무리는 조금 아쉬웠다. 악플을 쓰는 행위를 하는 서현이의 모습에 포커싱을 하고 그것이 나쁜 것임을 강조하는 전개이긴 하였으나, 서현이가 그것이 나쁜 것임을 깨닫는 부분에서 오는 교훈의 메시지가 너무 부족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런 부분들은 아이에게 읽어주는 중간중간 대화를 하면서 채워갔다. 어쨌든 악플이라는 소재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 뿐만 아니라 성인들 모두가 깊게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보는 문고 도서 이므로 이 정도의 교훈이 적당한 수준일 수 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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