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홀로서기, 응원하는 엄마
나의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 나의 모든 시간에 함께 했다. 이것은 예외 없이 모든 엄마와 아이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그 누구도 나와 하루 24시간을 공유하는 사람은 여태껏 나의 엄마 외에는 없었다. 그 마저도 나의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기 때문에 아이는 나에게 특별한 존재로 자리 잡게 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타인에게 보이지 않았던 숨기고 싶은 나의 습관, 모습, 성격, 행동 그 모든 것을 바라보고 있는 그 아이는 어느새 나의 모든 것이 되어가고 있었으며 나의 희로애락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는 유일한 한 사람이 되었다. 나의 모든것을 보고 배우며, 나를 닮아가고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너무나 사랑스럽고 소중함을 느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내가 아이를 키우고 돌본 것이 아니라 내가 아이에게 더욱 기대고 의지하고 있었고 아이가 주는 한결같은 순수한 사랑에 빠 져지 냈다는 것이 맞는 표현 같다. 그랬던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내려놓고 나오던 그날이 <길 떠나는 너에게>를 읽으며 떠올랐다. 아이와 처음으로 떨어지는 그 날, 그 순간. 아이는 많이 울었었고 돌아서는 엄마를 애타게 불렀었다. 나는 애써 그 아이를 두고 집으로 돌아와서 소파에 앉아 멍하니 있던 모습이 떠오른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흘렀고, 불안했고 서글펐으며 마음 한편이 텅 빈 것 같은 공허함을 느꼈다. 아이가 엄마로부터 떨어진다는 불안, 두려움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아이를 떨어뜨려놓는 엄마의 마음이 이토록 아프고 슬프고 불안할 줄 은 생각하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아이보다 더 불안하고 슬펐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렇게 아이는 홀로 서는 연습을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인 나보다 당차게 그것을 잘 해내 주었다. 어느새 나도 그것이 점점 적응이 되어갔다. 이제 아이는 학교에 진학했다. 어린이집, 유치원과는 다른 좀 더 큰 사회로의 홀로서기의 느낌이었다. 자신보다 큰 가방을 둘러매고 다녀오겠노라 인사하고 길을 나서는 아이의 뒷모습이 얼마나 안쓰럽고, 걱정스럽던지 더 큰 세상으로 나가는 아이의 발걸음이 감격스러우면서도 걱정스러운 그 기분은 말로 표현이 되지 않는다. 아이가 성장해 간다는 것은 아이와 나와의 신체적인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멀어져 가는 아이의 길에는 분명히 많은 일들이 있을 것이다. 때로는 낯설기도 할 것이며, 때로는 힘겨울 수 있을 것이고, 때로는 슬플 때도 있을 것이다. 즐겁고 행복한 일들도 많이 있겠지만, 항상 행복할 수는 없기에 가끔이라도 힘들 그 순간들이 걱정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마음은 뒤로하고 아이에게 말해준다. 그 어떤 순간에도 너는 혼자가 아니며, 어떤 순간에도 주변을 돌아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너와 함께하는 이들이 있을 때, 너는 더 멀리 갈 수 있으며 끝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기를 아이에게 꼭 전해준다. 만약, 그럼에도 불구하고 혼자인 것 같을 때는 엄마가 모든 여정에 함께 하고 있는 것을 기억하길 당부한다. 지금은 너만의 길을 떠나지만 언제나 돌아와 쉴수 있는 곳이 엄마의 품이며, 엄마는 항상 그 자리에서 너를 응원하며 너의 가는 모든 길에 함께 하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아이에게 심어준다. 신체의 거리가 마음의 거리가 되지 않도록. 아이와 나와의 끈이 영원히 연결되어 있을 것임을 나는 나의 아이에게 온 맘과 힘을 다해 사랑으로 전달한다. <길 떠나는 너에게>는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그림책이어서 너무나 신기했고,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엄마의 마음이 고스란히 실려있는 그림책이며, 내가 나의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고 하고 있는 말이며 전하고 싶은 마음이 전부 들어있는 그림책이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나의 아이에게 엄마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해 줄 수 있는 책, 아이에게 용기를 줄 수 있는 책, 무엇보다 홀로서기하는 아이를 떠나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책으로 아이와 꼭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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