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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이야기

아빠의 일기장 - 장난이 남기는 지워지지 않는 상처

by sohappier 2022.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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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를 시키는데 이유가 있을까?

왕따라는 용어, 왕따를 시키는 행위는 언제부터 있었던 걸까? 내가 국민학교를 다니던 시절에 왕따라는 것이 사회에서 이슈가 되는 시점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그전에는 이런 것이 없었을까? 있었지만, 미디어가 보급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생계가 중요시되었던 시대였기에 이런 것들이 관심사가 아니지 않았을까? 왕따라는 것이 왜 생기는지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본다.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는 그 행위가 왕따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라는 생각 자체가 없었다고 하는 편이 맞는 것 같다. 아이들은 인정받고 싶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자신이 존재감이 있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마련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말을 따라르며 자기편을 들어주는 상황이 연출되는 일명 왕따를 시킨다는 것은 이런 아이들에게 너무나 매혹적인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피해자인 친구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 건지 모른 채 그저 재미로 장난으로 행하게 되는 이 행위는 당하는 아이는 있어도 가해자는 없는 상황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이다. <아빠의 일기장>을 통해서 왕따의 현 모습을 보면서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할 수 있었다. 의도치 않게 나 또한 어느 순간엔 가해자인 적이 있을 수 있고, 피해자가 될 뻔한 적이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내 아이 또한 의도치 않은 가해자가 될 수도 속상하지만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생각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왕따라는 것이 딱히 어떤 명확한 이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모님으로부터 보고 듣는 평상시 생활 교육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은 왕따의 방법도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눈으로 보이는 것을 피할 수 있는 SNS를 통한 방법이 요즘은 더 유행한다고 하는 말을 들었을 때는, 명확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점점 악하게 변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대면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를 괴롭히고 미워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지라도 해서는 안 되는 행위임을 아이들에게 상기시켜주어야 하는 대목이다.

 

부모의 학창 시절의 삶을 통해 배우는 산 교육

<아빠의 일기장>에서는 의도치 않게 왕따를 주도하는 아이가 된 동우와 그 피해자가 된 마루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동우와 친한 몇몇 아이들이 마루를 멀리하게 되는 것을 시작으로 반의 모든 친구들이 점점 마루를 멀리하고 놀리기까지 하는 상황이 된다. 자신이 바라던 것이 그것이 아니고 본인이 시킨 일이 아닌데 이상하게 모든 아이들로부터 점점 소외당하고 있는 모습이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지만, 자신의 탓은 아니라고 애써 부인하며 지내고 있다. 그러다 우연치 않은 일이 발생한다. 동우의 아빠와 마루의 아빠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이야기에 무슨 영향을 줄까? 싶지만, 둘의 아야 기는 생각보다 가볍지 않은 것이다. 두 아빠는 동창이었다. 하지만 반가운 사이는 절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동우의 아빠는 마루의 아빠에게 왕따를 당한 피해자였던 것이다. 지금은 반대로 동우가 마루를 왕따 시키는 상황에 처해있는 설정인 것이다. 마루가 요즘 힘들어하는 것을 알고 있던 마루의 아빠는 동우의 아빠에게 먼저 연락하여 그런 이야기들을 하며 한 번만 만나 줄 것을 부탁한다. 성인이 되어서도 동우의 아빠는 그 시절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고 기억 저편에 항상 남아서 힘들게 하는 기억이었음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었다. 동우의 아빠는 감추고 싶었을 자신의 과거를 동우에게 말해준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이 쓴 어렸을 때 일기장을 아이에게 직접 보여줌으로써 그 행위가 얼마나 아픔이 되는지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우는 아빠의 일기장을 보며 비로소 깨닫는다. 자신이 한 행위로 인해 친구가 큰 상처를 입고 힘들 수 있다는 것과 그 상처는 어른이 되어도 아픔으로 남는다는 것을 아빠를 통해서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것은 옳은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빠들은 아이들과 함께 있는 곳에서 화해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이들은 어땠을까? 자신의 아빠에게 미안하다고, 너무 잘못했다고 사과하는 마루의 아빠를 보며 그 사과를 이제는 웃으면서 받아치는 아빠의 큰 마음을 보며 동우는 어떤 것을 배웠을까? 당연한 결과 겠지만 동우는 마루와 그 힘든 벽을 허물고 다시 친한 친구로 재도약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것이 얼마나 멋있는 교육인가? 부모로서 아이에게 멋있고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 것은 모든 부모 마음일 것 같다. 굳이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꺼내서 아이에게 보여주는 용기를 갖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런데 기꺼이 내 아이의 인성과 미래를 위해서 자신의 숨기고 싶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가 배우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해 준 아빠의 사랑에 나는 감동을 했다. 왕따라는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있어서 아이에게 모범이 되는 엄마가 되려고 하기보다는 다양한 일들을 겪고 살아온 인생의 선배의 위치에서 아이에게 등대가 되어주는 엄마가 되어 보겠노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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