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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이야기

어서오세요, 휴남동 서점 입니다. - 사람사는 모습

by sohappier 2022.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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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의 빛바랜 서점의 모습을 회상하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제목이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다. 서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이고, 서점이 배경이 된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이 소설은 어느 정도 분위기나 내용이 상상이 된다. 예측 가능한 부분들도 분명 많이 존재 하지만 그 안에 풀어나가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의 이야기 그리고 휴 남동 서점을 운영하는 영주의 삶의 이야기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과 별다를 바 없으며 그들 또한 다양한 고민과 상처들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런 고민과 상처들 또한 나와 또 주변에서 듣고 보는 것들과 많이 다르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보다 나는 서점 하면 떠오르던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공간인 서점을 경험한 것이 더 큰 위로로 다가왔다. 주변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서점. 서점에서 커피를 팔고, 책을 훑어보며 책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 구매할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며 누구의 눈치도 보이지 않는 그런 이상하리 만큼 부담 없는 공간이 바로 휴남동 서점이다. 영주는 서점을 하는 것이 꿈이었으며 누구나 한번 오면 다시 오고 싶은 곳, 마음의 위로를 받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따뜻한 서점이 로망이었다. 영주는 그것을 아주 훌륭하게 해낸다. 서점에서 다양한 문화활동을 연계하는 가 하면 동네 사람들이 와서 책을 읽기도 하고 뜨개질을 하기도 하며 그저 와서 시간을 보내다 가기도 하는 그런 참새 방앗간 같은 곳으로 만들었다. 요즘은 서점에 가보면 씁쓸한 마음이 생긴다. 불과 15년 전만 해도 서점에 가면 기둥에 설치된 의자, 책장 주변의 바닥에 철퍼덕 앉아서 책을 꺼내서 읽어보는 모습을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서점은 단순히 책을 구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책을 마주하여 편하게 책을 읽어 볼 수 있는 공간이기도 했다. 도서관이 그 역할을 하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책이 꽉 들어차 있는 서점에서 책을 읽어보는 것은 또 다른 묘미가 있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생기면 구매를 하기도 하였고 그저 그렇게 이 책 저 책을 다양하게 보고 읽고 나서 집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서점은 삭막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책은 읽을 수 없도록 비닐로 다 포장이 되어 있기 일쑤이며, 양의 종류도 많이 줄어들었다. 더불어 다양한 문학책의 비율보다 학습에 도움이 되는 책이나 교재들로 채워진 공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구매하지도 않을 책을 사람들이 많이 읽어서 판매 가치가 떨어지는 일들이 생기게 되니 이러한 모습이 생겼을 것이다. 그런데 한 권 정도 비치한 책이 상하면 어떤가? 그게 그렇게 손해가 날까? 서점이 많이 사라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e북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의 사용으로 인한 수요의 감소도 있겠지만 나는 그보다 변해버린 서점의 이미지에서 그 원인을 찾고 싶다. 서점 하면 가고 싶은 곳이었다. 그냥 가면 좋았다. 다양한 것을 볼 수 있다는 것, 어쩌다 마음에 드는 것을 발견하면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기뻐하며 구매해오던 그러한 기억은 서점이 따뜻한 공간으로 기억 속에 남게 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구매할 책을 구매하러 가는 마트와 다름없는 서점이 되어버렸다. 그러니 이러한 역할은 굳이 서점이 아니어도 편리하게 대신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 것이다. 인터넷 구매도 가능하며 e북으로 저렴하고 편리하게 읽을 수도 있고 어플을 통하여 월 정기구독으로 다양한 책을 일정 금액을 내고 모두 e북으로 읽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서점까지 갈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지금 우리 집 근처에 휴 남동 서점 같은 서점이 생긴다면 나는 매일 가볼 것 같다. 그냥 지나가다 들르고 책을 구경하러 들르고 구매하러 들르고 말이다. 물론 서점도 하나의 사업이다. 장사이다. 도서관과 같은 역할을 서점에 부여하고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당찮은 말이다. 다만, 지역 사회에서 더 나아가 국민들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 그리고 쏟아지는 서적들 사이에서 보물을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서점이 한다면 오히려 책 산업이 더욱 활발해지지 않을까? 단순히 수익구조에 갇혀서 하나의 사업으로 간주하기에는 서점은 다른 카테고리로 봐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나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서점에서의 행복한 기억을 되살려주었다. 과거로 돌아가는 일은 생기지 않겠지만 그때의 그런 마음, 책으로 위로를 받고 책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편안함을 느끼는 그런 공간이 더 많이 생긴다면 참 좋을 것 같다.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서는 이 같은 메시지보다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모습에 대한 면을 이야기하고자 한 소설이지만, 그것은 이 책을 읽고 누구나 비슷하게 느끼고 생각할 것 같아서 기록으로 남기고 싶진 않았다. 나는 나만이 느낀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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