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의 효과
어렸을 때, 엄마의 잔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받았던 기억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우리 엄마는 나의 어린 시절 잔소리라는 것을 하신 적이 없다. 큰 사고 없이 크던 딸이어서였을까? 그런데 나는 엄마가 되고 나서 아이에게 잔소리를 안 하는 날이 없을 정도로 잔소리를 하고 산다. 잔소리 듣기 싫은 것을 나도 잘 알고, 나는 듣고 자라지도 않았던 그 잔소리를 나는 왜 나의 아이에게 하고 있는 것일까? 돌이켜보면 나의 아이에게 바라는 것의 수준 차이인 것 같다. 엄마는 나에게 학업에 대한 기대, 학업을 잘했으면 하는 욕심이 없었다. 그저 건강한 것, 친구들과 잘 지내고 학교생활 잘하는 것, 기본 생활규칙 잘 지키는 것 이것만 신경을 썼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나는 참 바른생활 어린이였던 듯하다. 규칙적인 습관은 나의 본바탕이었고, 한 번도 엄마가 신경 쓸만한 일을 만든 적이 없는 소위 말하는 모범생 스타일이었으니 말이다. 게다가 엄마가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던 학업마저도 스스로 욕심이 있어서 해내는 딸이었으니 엄마는 그저 칭찬만 해주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나 지금이나 엄마의 잔소리의 문제는 여전히 아이들에게 화두가 되나 보다. <잔소리 없는 엄마를 찾아주세요>를 읽으며 어렸을때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다. 잔소리가 마냥 듣기 싫은 소리이고 도움이 안 되는 소리일까? 성인이 되어 나는 생각한 적이 있다. 엄마가 나에게 학습에 관한 잔소리를 조금이라도 해주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학습에 관한 잔소리를 한다는 것은 엄마가 그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된다. 바꿔 말하면 나에게 다양한 공부법이나 방법을 제시해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말이 된다. 나는 혼자 공부하면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어떤 도움이 없으니 효율적이지 않았고, 그래서 극복해나가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그리고 혼자 나 자신을 채근하기도 했다. 누군가 나에게 좀 더 자극이 되어주었다면 나는 지금과는 좀 다른 나로 살고 있지 않을까? 어디까지나 지금의 생각이다. 오히려 반대로 엄마의 잔소리로 인해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을 수도 있었을 테니 말이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잔소리가 마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 잔소리로 인해서 얻어지는 것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지는 말자라는 것이다.
엄마의 잔소리를 안들으려면?
<잔소리 없는 엄마를 찾아주세요>의 주인공 수홍이는 엄마의 잔소리에 불만이 아주 많은 아이이다. 자기가 사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은 이런저런 이유로 다 안된다고 하면서 정작 엄마 아빠는 갖고 싶은 것,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다 하는 것이 납득이 안 가는 것이다. 그래서 기막힌 방법을 쓰는데, 그것이 참 기똥차다. 엄마 아빠에게 역으로 잔소리를 시작한 것이다. 엄마 아빠가가 무엇을 사려고 하면, 집에 있는 것을 왜 또 사려고 하냐는 잔소리를 하는 것. 참 기발한 생각이고 해 본 적 없는 생각이었다. 참 현명한(?) 방법이지 않은가? 나만 당할 수 없다는 마음. 너무 귀엽고 웃겼다. 그리고 그 말이 틀린 것이 하나도 없었으니 엄마 아빠는 반박할 수 없었다. 그런 생활을 하던 중 수홍이가 엄마 아빠 없이 할머니와 일주일을 보낼 일이 생긴다. 수홍이가 하는 데로 다 봐주는 할머니와 함께이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는 없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때 일이 생긴다. "양치해라, 씻어라, 일찍 자라, 숙제해라, 일어나라, 학원가라"라는 말을 듣지 않은 수홍이는 어떤 일이 생겼을까? 게임하다가 양치도 안 하고 늦게 잠이 들었다. 당연히 늦게 일어났고 씻지도 못하고 양말도 새것을 찾지 못해서 어제 신었던 것을 신고 학교에 지각한다. 친구들은 이에 음식물이 끼어 있고, 양말은 지저분하고 눈곱 낀 수홍이를 보며 더러운 아이라고 멀리한다. 숙제를 안 해가서 선생님께는 꾸중을 듣는다. 수홍이는 생각한다. 엄마의 잔소리가 없으니 내가 이렇게 망가져버렸다고 말이다. 그래도 이날의 경험으로 수홍이는 스스로 변화기 시작했다. 스스로 할 일을 적어두고 실천하기를 시작한 것이다. 엄마의 잔소리를 피하는 법? 생각해보면 굉장히 간단한 것이지 않은가? 알아서 하면 그만이다. 알아서 씻고 공부하면 엄마 또한 잔소리라는 것을 할 일이 없어진다. 잔소리하는 엄마도 언제나 마음은 좋지 않기 때문에, 아이 스스로 알아서 해서 잔소리를 할 일이 사라진다면 이보다 마음이 편해질 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스스로 하기 시작한 수홍이, 언제나 계획대로 모든 것을 지킬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이미 변화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엄마의 잔소리가 없는 세상, 엄마도 잔소리할 필요가 없는 세상. 그 시작은 잔소리보다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일을 해나 갈 수 있도록 돕는 엄마의 노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처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다면 그것은 아이가 아니지 않은가? 잔소리보다는 가르침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물론 잔소리 없는 세상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고 사실 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보다 현명한 부모가 되도록 노력해보자. 그러면 아이들이 잔소리하지 않을 날을 좀 더 빨리 만들어 주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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