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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이야기

짜증방 - 나를 돌아보는 거울의 방

by sohappier 2022.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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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짜증 방을 들여다보다.

<짜증방>을 도서관에서 빌리게 된 계기는 아이가 내는 짜증의 모습을 책의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보고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짜증 내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이에게 잔소리하는 나의 모습이 싫었고, 또 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상당히 힘들었기에 책을 통해서 생각해보고 함께 대화를 나눌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 다행히도 책의 표지부터 짜증스러운 표정의 아이를 보며 짜증 내는 모습이 얼마나 보기가 좋지 않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는 일명 짜증이 '도도'라는 아이의 행동, 말, 생각들을 엿보면서 정말 많은 대화를 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는 아이를 위한 책이 아니라 엄마인 나를 위한 책이 된 것 같다.  아이의 짜증을 컨트롤 해줄 수 있는 방안으로 읽기 시작한 책이지만, 나의 자아성찰을 하게 된 것이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짜증 내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들, 어렸을 때부터 엄마가 되기 이전까지 부모님,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을 내던 모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또한 이렇게 짜증을 내고 있는 나의 모습들이 아이에게 비추어지며 '아이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던 것이구나.'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물론, '나로 인해 아이가 짜증을 내는 것을 배웠다.'라고 하는 것은 너무 큰 비약이다. 그러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짜증방>의 말미에 가면서 '도도'가 본인의 짜증 방을 하나씩 제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 나오는데, 그 부분을 읽는 동안 아이도 큰 충격, 감동 등 다양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았으며 나는 내 인생의 다양한 짜증 방들을 스스로 되뇌어 보게 되었다. 결국 아이도 나도 함께 울어버렸다. 마지막엔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

 

'나의 짜증의 근원이 무엇일까?', '나는 왜 지금 짜증을 내는 거지?'

아이를 읽어주기 위해 빌린 문고 도서를 읽고 나서 이렇게 많은 생각을 해본 것이 몇 번 안되는데, 그중에서 <짜증방>은 가장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준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짜증의 근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 일까?'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해 가장 많이 고민했고 내가 내린 결론은 이러하다. 내 바람과 욕심에 맞지 않는 것을 해야 하거나, 원하는 모습으로 이뤄지고 있지 않을 때 나오는 감정이 바로 '짜증'이고, 결국 그 짜증은 근원은 나라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내가 타인에게 짜증 낼 만한 상황은 거의 없다는 것을 말한다. 그 짜증은 그저 나를 향해야 하는 것이고, 나 자신과 해결 봐야 하는 감정인 것이다. 그것을 깨닫는 순간 정말 뒤통수를 한 대 맞는 느낌이었다. 살아오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수도 없이 내오던 그 짜증이 나의 욕심에 기인한 것이고, 아이를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아이를 향해 나오던 그 짜증과 화 또한 나의 욕심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니 지금까지 타인에게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아이에게 얼마나 몹쓸 짓을 하고 있었던 걸까? '도도'를 보며 부러웠다. 잘못을 깨닫고 바로 행동을 변화시키는 모습이 너무 용기 있어 보였고, 대견해 보였기 때문이다. 어른인 나는 이렇게 많은 자아성찰과 반성을 하면서도 잘 고쳐지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르고 행동하던 때와는 분명 차이가 있고 변하고 있는 중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을 해보려 하고 계속 생각한다. 짜증이라는 감정이 올라오는 그 순간 그것과 마주 하여 이겨 낼 수 있도록 끊임없이 깨어 있으려고 한다. 더 이상 짜증의 방을 더 만들지 않겠다고 하루하루 다짐하고 반성하며 하루에 1도라도 변해본다.

 

아이에게 짜증을 내게 되는 엄마, 짜증을 잘 내는 아이에게 추천하는 책

<짜증방>을 문고 도서라고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짜증을 자주 내는 편이라서 아이에게 권하고 싶다면, 엄마도 함께 읽기를 추천한다. 만약 아이가 먼저 읽고 있거나 읽었다면 엄마도 꼭 읽어보시길 바란다. 아이 혼자 읽어도 분명 많은 깨달음과 자극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함께 읽어보니, 아이가 바라보는 자기 자신, 아이가 바라보는 엄마, 엄마가 바라보는 아이, 엄마가 바라보는 엄마 자신의 모습을 아이와 나눌 수가 있고 이것은 정말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짜증방>을 읽는 다면 아이에게 짜증을 내는 엄마가 아닌 짜증 내는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알아봐 줄 수 있는 엄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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