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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생활/책이야기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 - 맘 편한 육아 이야기

by sohappier 2022.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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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의 시간은 짧다.

책 제목에 끌려서 구매해서 읽었던 책이었는데, 책장을 둘러보다가 눈에 띄어서 다시 한번 읽기 시작한다. 이 책을 읽을 당시만 해도 박혜란 작가님이 누구 인지 사실 잘 몰랐다. 말 그대로 그냥 책 제목에 이끌려서 아이를 다 키우고 나서 돌아보는 책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최근에 우연히 방송에 나오신 것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 낯익은 책 제목이 소개되어서 반갑게 보다가 이분이 가수 이적 씨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 아들을 서울대에 보낸 엄마로 유명해진 박혜란 작가님이 였는데 그 아들이 이적 씨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에서 서울대에 보내는 노하우를 기대한다면 읽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를 성공시키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엄마들에게 주어진 육아의 시간을 어떤 마음으로 보내면 좋을지, 아이들을 어떤 눈으로 어떤 마음으로 대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고민해 볼 수 있는 인생 선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바로 나에게 주어진 육아의 시간은 매우 짧다는 것이었다. 내 인생 길게 산다고 해도 100년, 그중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게 되는 시간은 70년, 그중 아이가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간 길어야 20년 남짓이라는 것. 20년도 길게 잡은 것이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사실 육아라는 시간은 끝난 것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인생 100년 중 길어야 15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지나고 나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아이와 어떤 시간을 보내야 할까? 충분히 사랑해주고, 충분히 경험하고 놀게 해 주는 것이야 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짧은 육아의 시간에 할 수 있는 가장 값진 것들이 아닐까?

 

아이는 나에게 찾아온 손님이다.

아이를 낳으면서 아이가 어린시절 충분히 뛰놀고 즐길 수 있게 해 주겠다고 생각하던 엄마들도 아이들이 유치원, 초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는 시점이 되면 주변에서 들려오는 넘치는 정보들에 의해 머리가 복잡해지고 고민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바로 학업이라는 문 앞에서 엄마들의 태도가 변하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아랑곳하지 않고 소신껏 육아를 하는 엄마들도 있고, 많은 정보력과 추진력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키고 이끌어가는 엄마도 있으며, 주변을 따라서 이끌려가다가 고민하다가 또다시 하다가를 반복하는 우왕좌왕 하는 어마들도 있다. 어쨌든 요즘 엄마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엄마의 삶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아이를 위한 삶으로 자신의 삶은 헌신한다. 또한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이가 뒤쳐질 것 같은 불안감과 엄마가 더 채워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죄책감으로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함에도 아이들이 따라오지 않고 엄마의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실망하기를 반복하며 엄마가 아이의 시간과 생활을 계획하고 설계한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엄마의 높은 기준, 욕심, 욕망에는 기인한다. 엄마는 아이의 육체를 낳아 준 것뿐, 아이의 의견과 생각, 의지를 낳아 준 것이 아니다. 따라서 아이가 엄마 말을 따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면 지극히 정상으로 잘 크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아이가 엄마의 말대로 잘 따르고 그대로 행동한다면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봐야 한다는 소리이다.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에서 박혜란 작가님의 이야기처럼 내 아이는 나에게 찾아온 손님일 뿐이라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만약, 손님이 집에 찾아 온다면 언젠가는 떠날 사람이기 때문에 떠나기 전까지 잘 대접해 줄 것이다.  그리고 손님에게 맘에 안 든다고 해서 윽박지르거나 화를 내지는 않지 않은가? 손님이 나와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무언가 부족하다고 해서 내가 그 사람을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내 아이는 내가 아닌 또 다른 한 인격체로 언젠가 나의 품을 떠나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내 인생의 손님이다. 따라서 그저 잘 대접해주고 잘 쉬고 머물다가 떠날 때 웃으며 손 흔들어주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다고 부모 노릇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다. 언젠가는 떠나보내야 할 내 자식이다. 화를 내고 싸우며 얼굴 붉히는 시간이 아깝지 않은가? 떠나보낼 날은 정해져 있고, 그날이 오기 전까지 나에게 주어진 그 시간을 아이와 웃으며 보내기에도 아깝지 않은가? 아이의 인생은 아이의 것이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엄마의 역할이며, 그 길에 행복한 어린 시절을 선물하는 것은 어찌 보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엄마의 인생을 살아라

아이의 삶을 위해서 엄마들은 본인의 인생은 내려놓은 채, 육아에 모든 것을 쏟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그것이 정말 즐거운 엄마들이 있다. 그러면 그것이 엄마의 본업이 될 수 있으니 그 삶은 그 삶대로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없이 억지로 내가 희생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 삶을 살아내고 있는 것이라면 이젠 달리 생각하자. 엄마 자신을 위한 일을, 인생을 살기 시작하자. 아이들이 엄마 품에 있는 시간은 정말 얼마 되지 않는다. 그리고 엄마가 엄마의 인생을 살면서 분주한 삶을 살아간 다고 해서 아이들이 성장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바쁘게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엄마를 보며 아이들은 인생을 배울 것이며,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챙기게 될 것이다. 바쁜 엄마가 일을 하면서 집안일을 챙기는 모습을 보며 감사함을 느낄 것이다. 엄마는 무조건 온전히 가족, 아이에게 집중해야만 좋은 엄마라고 생각하는 생각은 이제 버리자.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서로의 삶에 충실하게 살아갈 때 서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한다. 엄마가 즐거워야 한다. 그럴 때 비로소 아이들은 삶의 행복을 즐거움을 보고 듣고 느끼며 성장할 수 있다. 

 

현실에 적용하기가 쉬울까?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의 내용을 읽으면서도 이걸 어떻게 실천하지? 라는 고민을 하게 되는 엄마들이 많을 것 같다. 아니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이미 아아 들을 그리 잘 키워놨으니 이런 말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분명 많은 것이다. 나 또한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앞으로 화도 내지 않고 너의 인생에 참견하지 않을 테니 너의 인생을 네가 꾸리며 살아보라고 할 수 있는 엄마가 사실 몇 명이나 될까? 그런 마음을 먹었다가도 며칠 만에 다시 잔소리를 하는 자신의 모습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 박혜란 작가님의 모습을 현실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도 불가능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그렇게 하면 너무나 좋겠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다르기 때문에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을 참고하여 내가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맘 편한 육아의 길을 찾아본다. 내가 찾은 육아의 길은 바로 앞에서 말한 나에게 맡겨진 육아의 시간은 매우 짧다는 것과 아이는 나에게 찾아온 귀한 손님일 뿐이라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것이다. 나에게 주어진 육아라는 짧은 시간을 아이와 충분히 교감하며 보낼 것이다. 손님으로 나에게 찾아와 준 나의 소중한 아이가 떠나는 그 순간에 웃으면서 행복했노라고 앞으로 더 행복하라고 후회 없이 보내줄 수 있도록 말이다. 나의 기준과 기대치로 아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만의 생각과 세상을 존중해주는 것 또한 내가 노력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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