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의 어려움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진학을 하게 되면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필수로 시작하게 된다. 예전과는 다르게 독서의 중요성 더 나아가서는 책을 제대로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온 책 읽기, 독서를 비롯한 다양한 독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여 아이들의 책 읽기를 장려하고 있다. 책을 읽은 것을 기록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함께 진행하도록 요구되어진다. 아이들이 글을 쓰는 방법은 일기 쓰기와 독서기록을 흔히 사용하고, 근래는 일기 쓰기보다는 독서기록, 독후감에 더 치중하여 글쓰기를 연습하고 있다. 하지만, 글쓰기가 쉽지가 않다. 이것을 가정에서 엄마가 지도하기란 더욱 힘든 일이다. 읽기는 어느 정도 하는 것 같은데 쓰는 게 안 되는 아이들이 의외로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니 대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 또한 그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 아이의 글쓰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구해보고자 <쓰면서 자라는 아이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저자 한미화님은 어린이책 평론가이자 출판평론가로 아이들 독서지도, 쓰기 지도, 부모 강의를 하고 있는 독서교육 전문가로 유명했다. <쓰면서 자라는 아이들>을 통해서 내가 느끼는 이 어려움이 나에게만, 나의 아이에게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겪고 있는 일반적인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쓰기가 왜 어려운 것일까? 나는 개인적으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내가 언제부터 글을 쓰는 것을 즐겼는지, 그 시작은 어떠했는지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았다. 처음 시작은 일기와 메모였던 걸로 기억이 된다. 누구에게 말할 수 없는 고민이나 나의 마음을 그냥 마음대로 적어서 표현할 수 있는 그 공간이 좋아서 쓰기 시작했다. 어떤 형식이나 방법은 필요 없었고 그냥 내 맘대로 문맥, 문법은 상관하지 않고 쓰는 그 시간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고 힘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다는 것은 지금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쓰면서 자라는 아이들>에서도 이와 같은 이야기가 언급이 되어 있었는데,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작업이기 때문이다. 말은 한마디를 하더라도 비언어적인 것들로써 표현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 표정, 행동, 눈짓 과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글은 그 모든 비언어적인 요소들을 글로 표현을 해야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느낌, 생각, 마음이 느껴지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그런데 지금 우리 아이들은 아직 말도 정말하지 않고 뇌 과학적으로도 전두엽(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기능을 한다고 한다.)이 완전하게 발달되지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더욱더 쓰는 것으로 완전하게 표현을 하는 것은 당연히 여려운 일이다. 글감을 찾고 느낌이나 자신의 감정을 적어가는 것 자체게 불가능한 시기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일기 쓰기를 통해 자신의 일상에서 글감을 찾아서 쓸 수 있도록 도우며, 독서감상문을 통해 책을 글감으로 하여 글을 쓰도록 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이들이 글 쓰는 연습을 도와주는 가장 합리적인 교육 방법이다. 다만, 아이들의 글쓰기가 초등에 완성될 수 없다는 점과 쓰기는 분명 연습이 필요하고 배워야 하는 것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분명한 건 글은 그냥 써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 글이 막 유창하게 잘 써지지 않는다. 말과는 다르게 끊임없이 써보고 퇴고하는 과정을 거쳐야지만 비로소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른인 우리도 당장 글을 써보라고 하면 쉽게 써지지 않을 텐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는가? 나 또한 나의 아이에게 나의 어린 시절의 모습을 간과하고 수준 높은 글을 당연히 쓸 줄 알아야 하는 것처럼 아이에게 훈수를 두고 있었던 것을 발견한다. 어렸을 때의 나처럼 글을 쓰는 것이 자유롭게 나를 표현하는 도구로 인식될 수 있도록 글 쓰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하면 할수록 나를 더 잘 표현하는 친구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아이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부족한 부분들을 조금씩 메꿀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인 것을 잊고 있었다. 쓰기는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잊지 말자. 쓰는 것은 말하는 것과 다르게 별도의 교육과 지도가 필요하며 꾸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을 꼭 기억하자.
글 쓰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하는 실수
<쓰면서 자라는 아이들>을 읽으며 글을 쓰고 있는 것을 기특하게 여기며 그냥 내버려 두는 것도 제대로 된 방법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쓰는 글을 보고 간섭을 과하게 하는 것은 더 큰 실수라는 것을 깨닫는다. 아이가 글을 쓰면 엄마는 그것을 검사하기 위해서 읽고, 지적을 하며 수정을 하도록 지시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무슨 내용이야?, 왜 이런 생각이 들지?, 책 제대로 읽은 거 맞니?, 창피하게 뭘 그런걸 쓰니?"와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아이의 글을 평가한다. 이렇게 쓴 글을 제한받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글은 독창성, 자신만의 개성을 모두 잃어버리고 천편일률적인 비슷비슷한 글들을 쓰고 있는 사태에 이른다.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는 그 자리가 글이 여야 한다. 다양한 글의 종류가 있지만 그 글들의 시작은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다른 사람의 시선, 평가에 눈치 보지 않고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허용할 때, 지루하고 힘든 글쓰기가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이 평가받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한 글쓰기가 어려운 아이들에게 억지로 글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보다 먼저는 말로 표현하게 하는 것을 돕고 그 말을 글로 옮겨서 보여주는 것도 아이들이 자신의 말이 글로 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나의 말이 멋있는 하나의 글로 완성이 된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글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시도를 해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편지 쓰기, 따라 쓰기, 바꿔 쓰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우리는 아이들의 글쓰기를 도와줄 수 있다. 아이들이 글을 쓰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그것이 지루한 숙제로 인식되지 않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역할이다. 한순간에 완성되는 것이 글쓰기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하고 지금 수준으로 아이가 글을 쓰고 있는 것을 겪려 하며 함께 성장한다면 우리 아이들에게 글쓰기는 더 이상 힘든 일이 아니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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