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모든 것에 냄새가 있다는 발상
아이들의 문고 책이 참 수준이 높다는 생각을 한다. 도서관에서 아이가 신간도서 자리를 참 좋아한다. 이유는 새책들이 모여있는 곳이라서 이다. 이번에 도서관에서 아이가 골라온 책 중에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이 눈에 띄었다. 글이 좀 많은 편인 느낌이라 아이 혼자서는 읽지 않겠다고 할 것 같은 책인데, 책 제목을 보니 내용이 기대가 되어 이것은 엄마가 읽어주겠노라 하고 즐겁게 빌려왔다. 역시나 아이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었다. 모든 사물에 냄새가 있고, 사람의 말에도 냄새가 있다는 발상으로 쓰인 책으로 나부터도 반성하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아이의 말의 냄새는 부모가 책임 져야 한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준수라는 아이는 시작부터 문제아의 포스를 풍기며 등장한다.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 말을 험하게 하는 아이, 버릇없는 아이 그래서 친구가 없는 외로운 아이로 나온다. 그 험한 말속에서 채취된 냄새는 역겨운 썩은 냄새로 묘사되어진다. 말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도 갚는다',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다', '말이 씨가 된다.'와 같은 말과 관련된 속담이 많은 것 만 보아도 말의 중요성은 옛날부터 이야기되고 있다. 당연히 부모들은 아이의 말투, 행동에 많은 신경을 쓰고 교육을 한다. 하지만 정작 그걸 교육하는 부모의 말은 과연 건강한 말일까?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의 주인공 준수는 부모님이 안계신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손에서 자란 준수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부쩍 말을 험하게 하시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그간의 준수의 행동과 말투들이 바로 이해가 되어버렸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바로 아이는 부모, 어른들을 모방하고 있는 것일 뿐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나쁜 언어를 배워오기도 하고 나쁜 행동을 배워 오기도 한다. 배워 올 수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아이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당연히 아이와 함께 살고 있는 부모일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의 말과 행동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에게 바른 언어를 이야기하기를 교육하면서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언어는 바른 언어인지 말이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아이에게서 나를 볼 때 정말 많이 놀라곤 한다. 짜증을 내는 아이를 보면서 짜증을 내던 나의 모습을 거울로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고, "그런 말을 어디서 배웠니?"라고 이야기하고 돌아서서 생각해보면 그 말은 내가 했다는 것을 깨닫고 너무 죄책감이 들 때도 있다. 이처럼 부모의 언어와 행동이 아이에게 끼치는 영향은 간과해서는 안된다. 나의 아이가 달콤하고 상큼하고 사랑스러운 말의 냄새를 풍기는 아이가 되기 위해서는 부모의 언어 먼저 고쳐야 될 것이다.
쓰레기가 거름이 되거나, 쓰레기로 남는 것은 앞으로 남은 시간에 달려 있다.
지금 현재의 상태가 아름답지 못한 상태일 지라도 우리는 지난 시간보다 남은 날을 기대하며 살 수 있는 희망이 남아 있다. 쓰레기, 똥이 거름이 될 수 있는 것과 그대로 쓸모없는 것으로 남는 것은 앞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마음 가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좋은 향기, 좋은 모습은 그냥 언제나 좋다. 그렇게 처음부터 쭉 좋은 모습인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사람들은 다양한 모습으로 생활을 하고 있고 다양한 일들을 겪으며 살게 된다. 그런 일들을 겪으며 쌓인 것들이 노력하고 발전하는 나의 땀과 만났을때, 의미 있고 더 좋은 향기로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모습에 자책하고 실망하고 있지 말자.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내일보다 나은 모레를 살다 보면 우리의 인생은 향기로워질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며 살아갈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향기로운 사람이 되자. <향기를 만드는 말의 정원>의 준수도 한명의 어른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에게 풍기는 냄새에 대해서 알게 된다. 그리고 모든 사물들에겐 냄새가 있고 그중 꽃들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신의 아픔을 치유해가며 본인 안에 숨겨진 올바른 준수를 찾게 된다. 자신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향기를 되찾은 준수의 미래는 앞으로 빛날 것이라고 기대가 되었다. 준수에게 향기를 되찾아준 한 사람의 어른이 내 아이에겐 내가 될 것이다. 내 아이가 지금의 향기를 잃지 않고 더 풍성한 향기를 가질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어제보다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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